은마아파트 28억 도색 ; “곧 재건축을 앞두고 있어 수십억원 드는 도색이 아깝지만 이주 전까지라도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이 합니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은마아파트’가 최근 아파트 외관 도색작업과 옥상 방수페인트 공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매불망 재건축만을 기다리는 단지여서 일각에서는 “곧 허물 단지인데 왜
도색을 하느냐” “재건축 계획이 어그러지니 도색을 하는 것이 아니냐” 등의 추측이 난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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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도색을 하면 노후도가 떨어져 재건축 심사 때 불리하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은마는 재건축 가능여부를 가늠짓는 ‘안전진단’을 2010년에 이미 통과했기 때문이다.
안전진단을 모두 통과한 만큼 부분 개보수를 해도 재건축 심사 과정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은마의 재건축 걸림돌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의 정비계획안 심의다. 이 단계에서 도계위가
5년 넘게 통과를 시켜주지 않으면서 재건축 절차가 멈춰선 상태다. 은마 추진위는 오세훈 시장이
신속통합기획 정책을 도입해 재건축 절차를 돕고, 지난 6·1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도계위 구성이
바뀐 만큼 “올해는 된다”는 기대를 걸고 있다. 도계위는 최근 몇 차례에 걸쳐 소위원회를 열고 은마 단지에 대한 심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마는 1979년 준공한 단지다. 만 43년이 지나면서 곳곳에 균열이 가고 콘크리트가 부서지는 상황이다.
은마아파트 28억 도색
몇 년 전부터는 깨진 콘크리트 잔해가 추락하고 있어 사고도 빈번하다. 최근에는 콘크리트
파편이 14층 높이에서 주차장을 덮쳐 자동차 유리가 깨지는 사고도 있었다고 한다.
깨진 콘크리트 틈으로 물이 스며들어 외벽 균열이 더 심해지는 상황이라는 게 주민들의 설명이다.
재건축만을 기다리며 보수 비용을 아끼기에는 단지가 버텨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은마는 약 28억원을 들여 28개동의 외벽 도색과 옥상 방수공사에 나서기로 했다.
은마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관계자는 “외벽 균열에 따른 파편으로 주차 차량이 크게 손상되고
지금도 콘크리트가 떨어지고 있는 만큼 사람이 다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비용을 따지지
않고 보수에 나서기로 했다”며 “재건축 심의가 당장 통과돼도 조합 설립과 이주까지
5년 넘게 걸리는 만큼 업체에는 하자보수 5년을 입찰 조건으로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각한 안전사고 우려가 있을 정도로 아파트 노후가 심각해 주민들의 삶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서울시가 조속히 심의를 통과시켜주길 당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