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매파적 스킵 동결하고 올해 한번 더 금리 인상
연준 매파적 스킵 동결하고 올해 한번 더 금리 인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현지시간)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연준은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한 번 더 올릴 것을 시사했다.
아울러 견조한 성장, 식지 않는 고용시장 등으로 고금리가 예상보다 더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5.25~5.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동결, 7월 25bp(1bp=0.25%포인트) 인상 이후 3개월 만의 동결이다.
이에 따라 한국(기준금리 3.5%)과 미국의 금리 차이도 최대 2%포인트로 유지됐다.
연준은 이날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를 통해 연말 기준금리를 지난 6월 발표처럼 5.6%로 예상했다.
현재 기준금리 5.25~5.5%에서 연말까지 25bp 더 올린다는 말이다.
이날 FOMC 참가한 19명 중 12명이 연말 내 기준금리 인상을 기대했고, 나머지 7명은 동결을 전망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결정은 향후 경제 데이터에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도
“최종금리 수준에 가까워 지고 있고, 필요 시 올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또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오래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지난 6월 4.6%에서 이날 5.1%로 올렸기 때문이다.
당초 내년 기준금리 네 차례 인하에서 두 차례 인하로 조정한 것이다.
2025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 역시 지난 6월 3.4%에서 3.9%로 올렸다.
연준은 이날 처음 밝힌 2026년 연말 기준금리 전망치를 2.9%로 제시하면서 앞으로 3년 후에도
연준이 목표로 하는 물가상승률 2% 도달은 어려운 것으로 내다봤다.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불과 1년 반만에 기준금리를 무려 5%포인트 이상 전례없는 속도로 올렸지만
인하 속도는 훨씬 더 느리게 진행된다는 말이다.
연준이 고금리 시대 장기화를 전망한 배경에는 강력한 경제성장,
뜨거운 고용시장, 잘 떨어지지 않는 물가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지난 6월 1.0%에서 이번에 2.1%로 무려 2배 이상 올렸다.
내년 성장률은 1.1%에서 1.5%로 상향조정했다.
파월 의장은 “GDP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굉장히 강력하다”며 상향 조정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GDP는 연준의 직접적인 이중책무(고용증진과 물가안정)는 아니지만 GDP 과열이 2% 물가목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한다”고 밝혔다.
쉽게 냉각되지 않는 고용시장도 물가 통제 걸림돌이다.
연준은 올해 말 실업률 전망치를 지난 6월 4.1%에서 이날 3.8%로 하향조정했다.
고용상황이 고금리 정책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뜨거워지는 셈이다.
내년과 후년 말 실업률 전망 역시 각각 4.5%에서 4.1%로 낮췄다.
사실상 완전고용이 앞으로도 유지된다는 전망이다.
최근 고공행진 하고 있는 유가 역시 물가 상승 재발로 이어지는 리스크로 파월 의장은 꼽았다.
파월 의장은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근원 물가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기대 물가상승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견조한 경제성장과 유가 상승을 기반으로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상승률의 올 연말 전망치를 지난 6월 3.2%에서 이날 3.3%로 올렸다.
다만 변동성이 높은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PCE는 3.9%에서 3.7%로 하향조정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올해 한차례 기준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의장은 “최종금리 수준에 가까워졌고 미국 경제 연착륙이 여전히 가능하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FOMC 결과에 대해 매파적이라고 평가하고 주가는 하락하고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기준금리에 예민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이날 1.53% 하락 마감했다.
다우, S&P500지수는 각각 0.22%, 0.94%씩 떨어졌다.
미국채 중 기준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의 경우 이날 전날보다 6bp오른 5.167%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