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 못이겨 또 파랗게 질렸네 개미 톱 10중 9개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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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상승하는 종목은 팔면서 실적 충격, 업황 둔화로 주가가 하락하는 종목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채우고 있다.
소위 ‘하따(하한가 따라잡기)’를 통한 저가 매수를 노리는 전략인데, 하락세 지속 시 손실이 누적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 순매수 순위 10개 종목(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9개의 주가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 순매수 1위는 삼성전자로 1~2월 동안 1조6203억원을 사들였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는 7.26% 하락했다. 2위는 삼성SDI로 7535억원을 순매수 했는데, 주가는 연중 17.16% 떨어졌다.
개인투자자들은 네이버, 두산로보틱스도 연중 각각 5809억원, 3378억원으로 많이 샀다.
다만 네이버 주가는 10.76% 하락했고, 기업공개(IPO) 후 상승세를 보이던 두산로보틱스는 기업가치(밸류에이션) 부담으로 올 들어 32.99% 급락했다.
그 밖에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기, SK이노베이션, 한화솔루션, JYP엔터테인먼트도 2000억원 이상 순매수했지만 올해 주가는 10~30% 하락했다.
그나마 올해 주가가 315.09% 급등한 엔켐을 3101억원 사들인 게 현재까진 유일한 성과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대거 팔았다. 연초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 열풍이 불면서 현대차, 삼성물산, 기아,
하나금융지주 등 저평가 우량주 주가가 급등했는데 이 종목들은 개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에 포함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세부적으로 현대차, 기아를 각각 1조9321억원, 5729억원 팔았고, 삼성물산, 하나금융지주도 각각 6567억원, 2933억원 순매도 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시장의 흐름과 반대에 베팅하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팬데믹 후 유동성 장세 땐 코스피의 하락에 투자하는 인버스 상품에 순매수액이 대거 몰리기도 했다.
수익이 발생하는 종목을 단기 트레이딩 전략으로 팔게 되면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없다.
반면 손실권인 종목을 손절매 없이 오랫동안 보유하면 하락세 지속 시 손실이 크게 누적된다.
개인투자자들은 대부분 1~2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이 짙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1개 종목만을 보유한 개인투자자 비율이 47%, 2개 종목이 19%로 절반을 넘었다.
당시 개인투자자 순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6%였는데,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4%에 불과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상승이 지속되는 종목은 현 장세에서 주도주일 가능성이 크다”며 “주도주는 가져가고 반대로 소외주는 과감히 덜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분산 투자 문화가 점차 자리 잡고 있지만, ‘몰빵’ 투자, 단기간 테마주 갈아타기 등 편향된 투자 행태는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투자자가 대거 사들인 하락 종목들의 특징이 실적 악화, 업황 둔화로 인해 증권가의 실적 컨센서스(추정치)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당순이익(EPS) 악화 시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내리고, 이는 투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한화솔루션의 경우 주요 사업 부문인 태양광 모듈의 재고 증가 여파로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4.6% 감소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도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1.4% 급감했다.
상승 모멘텀(동력) 발생 종목에 투자하는 외국인, 기관투자자들은 개인투자자와 정 반대의 매동 현황을 보였다.
반도체 종목 중에선 주가가 하락한 삼성전자 대신 SK하이닉스를 사들였다.
대신 현대차, 기아, 삼성물산, KB금융, 신한지주 등 저평가 우량주를 매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