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은 빠르고 이자5퍼센트 스테이블코인에 자본 탈출 우려
송금은 빠르고 이자5퍼센트 스테이블코인에 자본 탈출 우려
스테이블코인의 영향력이 점점 더 커지면서 국내에서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는 자본의 “탈한국” 현상이 가상자산 시장 내부 이슈를 넘어 원화 경제권과 금융주권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은행 시스템과 비교해 국제 송금 속도가 훨씬 빠르고, 운영비와 인건비가 들지 않아 높은 예치 이자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이 크다.
많은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더 나은 수익률을 기대하며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예치 상품으로 연이율 5.5%를 제시하고 있으며, 코인베이스는 USDC의 예치 이자를 연이율 4.1%로 제공한다.
이는 현재 미국 은행의 평균 금리인 2.2%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더 나아가,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바이낸스에서는 USDT 예치 이자가 무려 6.51%에 달한다.
높은 수익률의 핵심 매력은 무위험 수익이라는 점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같은 기존 법정 화폐에 가치를 고정하여 발행되며,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과 달리 송금 과정에서 가치 변동이 거의 없다.
물론 예금자 보호법이 적용되지 않아 거래소의 파산 위험이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법정화폐를 은행에 예치하는 것과 비슷한 안정성을 보인다.
국내 주요 은행의 1년 만기 기본 예금 금리가 2.10~4.05%에 불과한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은 달러 자산 투자와 안정적인 수익을 동시에 제공한다는 점에서 경제적 매력이 더욱 부각된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자산 이동 및 거래쌍으로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고객의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사업을 영위하면서도, 높은 예치 이자를 제공할 수 있는 주요 원리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가상자산 시장에는 국경이 없다는 점이다. 즉, 한국인들이 테더나 USDC를 구입해 해외 거래소에 예치할 경우, 국내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높은 이자를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대금은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크립토퀀트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에서 기록된
스테이블코인 거래 대금은 약 55억7210만 달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월 거래액보다 무려 71% 증가한 수치다.
흥미롭게도, 스테이블코인은 시세 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자산 이동을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이러한 추세는 국내 자본이 가상자산을 통해 해외로 유출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로 인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다.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가상자산 자본 유출을 심화시키며
국내 금융 시스템과 원화 경제에 잠재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HOR은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가상자산과 실물 경제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원화의 사용성과 통제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경고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비자(Visa), 마스터카드(Mastercard), 페이팔(PayPal) 등의 결제 솔루션들이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직접 결제가 가능한 환경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이 국내에서도 활성화된다면, 원화 기반 디지털 자산이 없을 경우 한국 시장은 계속해서 외국 화폐 의존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HOR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외환 유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핀테크와 결제 산업 등 디지털 자산 시장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