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AI에 발등 찍혔다 반도체 대장주 급락에 울어버린 서학개미
믿었던 AI에 발등 찍혔다 반도체 대장주 급락에 울어버린 서학개미
밸류업 종목들 장 초반 약세 가이드라인 공개로 반등할까
올해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이끌었던 미국 반도체 간판 기업들 주가가 급락하자,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품을 앞다퉈 매수했던 한국 투자자들도 매매 저울질에 나섰다.
‘제2 엔비디아’를 꿈꾸는 AMD가 내놓은 AI용 반도체 실적 목표치가 시장 기대를 한참 밑돈 탓에 관련주 실망 매물이 쏟아지는 등 투자 심리가 흔들린 탓이다.
월가는 앞다퉈 AMD 목표가를 낮추는 한편 반도체 기업 중에서도 배당 수익률이 높은 종목으로 관심을 돌리는 분위기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AMD 주가는 8.91% 급락해 144.27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0% 급락한 상태다.
전날 장 마감 후 AMD 경영진은 실적 발표 자리에서 올해 AI용 반도체 매출 전망치를 40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제시한 금액(35억달러) 보다 늘어난 수준이지만, LSEG 등 금융정보업체들이 집계한 월가 기대치(60억~100억달러)를 대폭 밑도는 수준이다.
AMD가 제시한 올해 2분기(4~6월) 실적 전망도 매도세를 부추겼다.
회사 경영진은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이 전분기보다 두 자릿 수 이상 증가율을 기록하겠지만 PC 부문은 한 자릿 수 증가율에
그치고 임베디드 매출은 제자리 걸음할 것이고 게임 부문 매출은 30%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월가는 앞다퉈 AMD 12개월 목표가 하향에 나섰다. 씨티그룹은 AMD 목표가를 기존 192달러에서 176 달러로
미즈호 증권은 기존 235달러에서 215 달러로 낮췄다. 파이퍼샌들러는 195달러에서 175달러로 10% 이상 하향 조정했다.
AI용 반도체 사업에 대한 기대가 현재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점이 공통된 이유다.
앞서 올해 초 미국 투자사 노스랜드캐피털의 거스 리처드 연구원은 “AMD에 대한 투자 의견을 ‘아리송한 등급’으로 하향한다”면서
“도대체 어느 등급으로 매길지 알 수 없을 만큼 투자 기대가 비이성적으로 과열된 상태여서 제대로 된 목표가를 산청하기 어렵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같은 날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도 주가가 각각 4% 가량 떨어지면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54% 끌어내렸다.
AMD 와 같은 시기 실적을 발표한 AI용 서버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올해 1분기 매출(38억5000만달러)이 작년 동기
대비 3배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월가 기대치(39억5000만달러)를 밑돌면서 실망감을 야기한 탓이다.
1일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회사 목표 주가를 기존 1200달러에서 1090 달러로 낮췄다.
한 달 새 AI용 반도체 투자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한국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은 25% 넘게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는 약 7% 하락했다.
SOXL 은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를 3배로 따르는 고위험·고수익 레버리지 상품이다.
2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에 따르면 해당 ETF 는 최근 한 달 간 한국 투자자 순매수 2위(1억100만달러·약 1391억원)에 올랐다.
2일 한국증시에서는 반도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 주가가 전날보다 0.65% 상승한 반면 SK하이닉스는 0.34% 하락해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AI용 반도체 매도 심리를 피해가지 못한 반면 삼성전자는 퀄컴 호실적 영향으로 매수세가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일 뉴욕증시 마감 후 미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반도체 기업인 퀄컴은 월가 기대를 웃도는 실적 전망치를 발표했다.
경영진이 제시한 2분기 주요 실적 전망을 보면 매출은 88억~96억달러, 1주당 조정 순이익(조정 EPS)는 2.44달러로 월가 전망치(매출 90억5000만달러·EPS 2.33달러)를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