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 해두면 나중에 떡상 서학개미 최애 는 여전히 테슬라
물타기 해두면 나중에 떡상 서학개미 최애 는 여전히 테슬라
금리인하 물 건너가니 태세전환 빠르네 개미들 232억 사들여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투자자인 이른바 서학개미들이 최근 주가가 25% 넘게 급락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식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8508억원어치를 사들여 순매수 1위를 기록했고, 5위 안에 테슬라 관련 종목만 3개다.
다만, 테슬라 경영진마저 올해 차량 판매가 지난해보다 현저히 줄어들 수 있음을 경고하며, 시장 분위기는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이 올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 1위는 테슬라로 무려 6억3594만6444달러(8508억원 가량)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의 차량 판매 감소 등 실적 악화와 금리 인하 기대감 하락 등 각종 악재가 불거지면서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 데 따라 ‘저가 매수’ 기회 혹은 ‘물타기’로 해당 종목 매수세를 키워가는 것이다.
서학개미 순매수 4위와 5위도 테슬라 관련 종목이었다.
테슬라 주가 상승률을 2배로 따르는 ‘티렉스 2X 롱 테슬라 데일리 타깃’
상장지수펀드(ETF)가 순매수 1억3740만2406달러(1838억원 가량), 테슬라 수익률의 1.5배 레버리지 ETF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X’가 1억1472만1200달러(1534억원 가량)로 5위를 차지했다.
테슬라 상승에 베팅하는 이 3개 종목의 순매수 규모(총 8억8880만달러)는 올들어 서학개미의 미국 증시 순매수 규모(18억7224만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47%에 달한다.
이같은 테슬라 베팅은 한때 400달러를 넘던 주가가 200달러 미만까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테슬라는 전날보다 0.25% 내린 199.95달러에 마감했다.
2021년 11월 기록한 역대 최고가(409.97달러·액면분할 조정치) 대비로는 51%가 빠졌다.
테슬라 주가 하락의 핵심 이유로는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난해부터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실적 역시 주가와 마찬가지로 반토막이 났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따르면 총매출은 251억6700만달러로 전년 동기(243억1800만달러) 대비 3%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8.2%로 전년 동기(16.0%) 대비 반토막이었다.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전망치(0.74달러)를 밑도는 0.71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테슬라에 대한 시장 분위기는 녹록치 않다. 연일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월가의 유명 분석가인 웨드부시의 댄 이브스는 “무너진 기차 같다”며 “테슬라가 월가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는 가격 인하와 순익 구조, 전기차 수요에 대한 답변을 전혀 내놓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지난 18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최근 테슬라 기관투자자들도 향후 6~12개월 동안 테슬라의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밝혀 우려가 커졌다.
모건스탠리의 테슬라 담당 분석가인 애덤 조나스는 테슬라에 투자하고 있는 기관투자자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거의 모든 기관이 테슬라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소개했다.
기관투자자들은 미국에서 테슬라 수요가 급격히 감소한 데 따라 테슬라의 올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할 수도 있음을 가장 걱정했다고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 증가율은 2021년 112%로 피크를 찍은 뒤 2022년 58.7%, 작년 4.2%로 급격히 꺾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테슬라를 제외하고 서학개미들이 순매수한 2위와 3위는 모두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이었다.
2위인 마이크로소프트에 4억1561만9771달러(5560억원 가량)이 몰렸고, 3위인 엔비디아에 3억1050만9504달러(4154억원 가량) 순매수를 기록했다.
초기 AI 시장의 90%를 장악하면서 시총 3위 자리까지 올라선 엔비디아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이 전 분기보다 12.5%가량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