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앞두고 이더리움까지 빗장풀어 현물 ETF 줄이을 듯
美 대선 앞두고 이더리움까지 빗장풀어 현물 ETF 줄이을 듯
이번주 초까지만 해도 이더리움 현물 ETF가 5월에 통과되긴 어렵다는 것이 가상자산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었다.
이더리움은 비트코인과 달리 법적 성격에 대한 논란이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지난 1월 “비트코인은 금이나 은과 같은 비증권 상품이기 때문에
ETF 출시를 승인했다”면서도 “대부분 가상자산은 ‘증권’으로, 증권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말했다.
기조 변화가 감지된 건 지난 20일(현지시간)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의 심사서류를 업데이트하라고 운용사에 요청하면서다.
운용사들도 이에 보조를 맞췄다. 이더리움 현물 ETF를 통해 매입한 이더리움을 스테이킹하지 않겠다고 했다.
스테이킹은 블록체인 시스템에 가상자산을 예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운용사들이 SEC가 정책적 부담을 가질 수 있는 스테이킹을 제외한 건 서로가 긍정적으로 협의를 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SEC의 급격한 태도 변화는 미국 대선의 영향이 컸다.
가상자산에 대한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앞다퉈 친크립토 성향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만 해도 2025회계연도 예산안을 통해 가상자산 채굴 산업에 대한 과세 의지를 드러낼 정도로 가상자산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바이든 대통령도 최근 들어 기류가 변하고 있다.
백악관은 22일 성명을 내고 이날 미 하원을 통과한 ’21세기를 위한 금융혁신 및 기술법안(FIT21)’과 관련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규제 프레임워크를 보장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가상자산 규제 권한에 대한 법안이다. 가상자산 산업이 SEC가 아닌 상품거래위원회(CFTC)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을 높이는 내용이다.
시장에서는 가상화폐가 SEC보다 시장 친화적인 CFTC의 감독을 받을 경우 규제가 한층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같은 미국 시장 분위기와 달리 한국 금융당국은 여전히 가상자산 ETF 승인을 불허하겠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승인을 불허하겠다는) 이전 입장과 같고 변한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지난 1월 SEC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이후 “국내 증권사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발행하거나 해외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개하는 것은 가상자산에 대한 기존 정부 입장과 자본시장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 승인이 됐지만 한국과 법체계가 다르고,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금융사의 건전성
투자자 보호와 직결된 만큼 미국 사례를 한국에 바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금융위가 이번에도 기존 입장과 달라진 점이 없다고 밝히면서 이더리움 현물 ETF를 국내 증권사가 중개하거나 거래를 하는 행위도 현행법 위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비트코인 선물 ETF는 기존에도 금융당국이 규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만큼 현행처럼 거래될 전망이다.
다만 가상자산법이 오는 7월 시행을 앞두고 있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미국에서 가상자산 상품 관련 논의에 나서면서 하반기에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2대 총선 때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현물 ETF의 발행과 상장,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6월 중 의회가 개원하면 금융당국에 유권해석을 재요청할 계획이 있다고도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