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면 주식보다 빨리 움직인다 잠잠하던 이것 들썩
금리 내리면 주식보다 빨리 움직인다 잠잠하던 이것 들썩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내외 리츠 수익률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는 주식이나 실물자산보다 빠르게 금리에 반응한다.
연기금과 행동주의 펀드 입김이 세지면서 주주환원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리츠 주가를 부양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새 코스피가 -0.74% 보합세를 보이는 동안 KRX 리츠 TOP 10 지수는 2.75% 오름세를 기록했다.
최근 한달간 KRX 리츠 TOP 10 지수 상승폭은 7.05%에 달한다.
국내 개별 종목 가운데에는 롯데리츠가 지난 일주일간 5.14%로 가장 크게 올랐다. 한달간 상승폭도 11.90%에 달했다.
롯데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마트와 백화점 등을 기초자산으로 투자자산 규모만 약 2조3000억원에 달한다.
그밖에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SR켄달스퀘어리츠가 한달새 14.15%, KB스타리츠와 SK리츠도 각각 8.75%, 8.74% 오름세를 기록하며 코스피(4.41%)를 크게 상회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서 리츠를 둘러싼 환경도 우호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간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동안 주요 리츠는 이자 부담과 자산가치 하락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오동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팀장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국내 리츠 성과 개선에 주요했다”며
“지난 2년간 금리 상승기를 거쳐 대체로 리파이낸싱 방안 수립이 마무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기금의 리츠 투자 확대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월 한달간 국내 상장 리츠 기관 순매수 대금은 1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40억원) 대비 155% 증가한 수치다. 그 배경에 올해 공식적으로 출범한 국민연금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이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추정하고 있다.
부동산플랫폼투자팀은 기금운용 내 대체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국내외 리츠와 자산운용사에 투자한다.
상장 리츠사에 대한 연기금 투자 비중이 늘면서 리츠 운용사의 주주환원에 대한 압박도 커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제로금리 시절이던 2020년 7월 상장한 이지스밸류리츠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차원에서 오는 8월 결산 기준 주당 600원 이상 특별배당을 예고한 이후 이달 초 공모가(5000원) 회복에 성공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리츠 투자 전문성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상장 리츠의 적극적인 IR과 주주가치 제고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소극적인 자산 운용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자산 개발과 관리 운용을 통해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리츠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관련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에는 KODEX 미국부동산리츠(H) ETF가 일주일간 3.79% 오름세를 보였다.
한달 상승폭도 5.55%를 기록했다. KBSTAR 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나스닥(합성)과 TIGER 미국MSCI리츠(합성H) ETF도 각각 일주일새 2.99%, 3.54% 상승했다.
공급 감소가 예고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년간 고금리가 이어지며 대부분의 섹터에서 신규 개발이 중단되며 2025년부터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시니어홈, 쇼핑몰이 대표적인 공급 감소 섹터이며 2025년에는 물류센터, 멀티패밀리 등에서도 수급 균형이 예상된다”며
“데이터센터는 AI 산업 영향으로 그간의 공급 과잉을 빠르게 해소하는 동시에 강력한 수요 증가로 신규 개발이 빨라지는 섹터”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가 고금리 상황에서 미국 리츠의 포트폴리오 개선과 자본 재배치를 요구하면서 리츠의 재무 성과도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위 통신탑 리츠인 크라운캐슬은 엘리엇의 의견을 수렴해 CEO를 교체하고 이사회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또 다른 행동주의 펀드 부츠캐피탈은 광섬유 사업부 매각으로 지속가능한 배당을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