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불안감과 중국 증시로의 글로벌 자금 쏠림 현상
정치적 불안감과 중국 증시로의 글로벌 자금 쏠림 현상
시장에서는 총선 결과가 확정되는 6월 초까지 지금의 불안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하는 인도 펀드 28개의 최근 한달 평균 수익률은 지난 9일 기준 -0.3%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인도 펀드 1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4월 한달간 미국과 중국, 일본 펀드 수익률이 최대 -5%까지 고꾸라졌을 때에도 인도 펀드는 주요 국 중 유일하게 플러스를 기록했던 것과는 비교된다.
인도 펀드의 하락세는 특히 최근들어 가팔라지고 있다. 실제 해당 펀드의 1주일 수익률은 -3.12%로 같은 기간 일본(-0.82%) 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국 중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는 최근 주춤한 인도 증시 움직임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 인도 대표 주가지수인 센섹스지수는 지난 9일까지 3거래일 연속, 니프티50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난 4월8일 올해 최고점인 74742.5까지 올랐던 센섹스지수가 지난 9일에는 72404.17로 2300포인트 넘게 빠지는 등 두 지수는 불과 한달새 올해 고점 대비 3% 이상 떨어졌다.
인도 증시는 지난 1월 말 시가총액이 4조3000억달러를 돌파하며 홍콩을 제치고 세계 4위에 등극했지만
최근 들어 현재 진행중인 총선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약세로 전환됐다는게 시장의 분석이다.
오는 6월4일 결과 발표를 앞둔 인도 총선 결과에 대해 인도 안팎에서는 현직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국민당이 총 543석 의석 중 400석 이상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예측해 왔다.
문제는 최근 40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고 ‘어차피 모디가 이길 것’이라는 생각에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지면서 투표율이 예상보다 낮다는 것이다.
선거 후반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집권당이 당초 기대보다 적은 의석수를 가져갈 가능성이 높고
그 결과 총선 이후 시작될 ‘모디 3기’ 내각의 정책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인도 증시 활황은 제조업 육성,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 구축, 자립 경제 등 ‘모디 노믹스’로 불리는 모디
총리의 강력한 경제 정책 영향이 컸는데, 이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된 것이 바로 인도 증시 하락세로 이어졌다.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신흥국 중 인도의 대체시장으로 인식되는 중국 증시가 최근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양책으로 회복세를 보이자
그간 인도에 몰렸던 외국인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유출되는 것도 인도 증시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최근 부침에도 인도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꾸준한 상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도 펀드 설정액은 최근 1달새 225억원
연초 이후 3590억원 늘었는데 이는 북미 펀드에 이어 글로벌 펀드 중 두번째로 큰 규모다.
시장에서는 내달초 총선 결과가 확정되면 정치적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최근의 혼조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 초 총선 종료 이후 변동성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당분간 대외 불확실성은 일부 상존하나
견고한 펀더멘털과 높은 상장 기업 수익성이 뒷받침하는 자체적인 투자매력도가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