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더 내릴게요 교통요금에 놀란 서민들 가슴 쓸어내렸다
3개월 더 내릴게요 교통요금에 놀란 서민들 가슴 쓸어내렸다
정부가 이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경제 버팀목인 민간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데 최근 국제 유가까지 재차 뛰면서
세금 완화 처방 없이는 서민 부담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세수 부족 사태로 인한 재정 압박이 상당한 만큼 유류세 인하 연장 기간은 3개월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15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1월께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부 연장 기간은 이번주 중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휘발유는 25%,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 부탄은 37% 각각 유류세가 인하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 처음으로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후 네 차례 연장에 나섰다.
인하 전 1ℓ에 820원이던 휘발유 유류세는 37%까지 인하돼 516원까지 내려갔다가, 올 초 인하 폭이 25%로 줄면서 615원이 됐다.
경유 유류세는 ℓ당 581원에서 369원으로 낮아졌다.
오는 11월쯤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휘발유는 ℓ당 205원, 경유는 212원이 각각 다시 오를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정부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 방안에 무게를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세수 부족이다. 올 들어 6월까지 국세 수입은 1년 전보다 39조7000억원 줄었다.
그 중 유류세를 포함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7000억원이 줄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계속되면서 세수 부족 사태에 영향을 준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한 차례 더 연장하기로 한 것은 최근 기름값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휘발유 1ℓ의 전국 평균 가격은 지난 1월 1562.9원에서 이번달 2주차에는 1695원까지 8.5% 올랐다.
14일 기준으로는 휘발유 1ℓ의 전국 평균 가격이 1724.3원에 달했다. 경유 1ℓ 가격도 1581.6원으로 지난주 평균(1526원)보다 50원 넘게 상승했다.
국내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는 이번달 배럴당 88달러로 올해 최고 수준으로 오른 영향이 직접적이다.
기름값이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만큼 유류세 연장으로 눌러두지 않으면 전체 물가에 미치는 악영향이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3%로 25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9% 오르면서 지속적으로 물가 상승을 압박하고 있다.
경기 핵심 요인인 민간소비도 빠르게 식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지만
민간소비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줄며 전체 성장률을 0.1%포인트 끌어내렸다.
최근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민간소비 부진 등을 한국 성장률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하며 내년 한국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2.0%에서 1.9%로 내리기도 했다.
다만 올해 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가 가시화 될 것으로 관측된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가 길게
연장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권남훈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로서는 최근 기름값이 올랐으니
일시적인 충격 완화 방안으로 유류세 인하 연장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며
“세수 부족이 극심한 만큼 국제유가가 안정을 찾으면 유류세 인하는 곧바로 중단하는 것이 맞는다”고 말했다.
정부는 경유 유류세에 대해서는 단계적으로 인하 폭을 줄이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유 인하율을 휘발유와 동일한 수준(25%)까지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제 에너지 가격 추이와 국내 주유소 유가, 소비자 물가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도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