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명백한 사기 공고문에 없던 소각장, 아파트 발칵
LH 명백한 사기 공고문에 없던 소각장, 아파트 발칵
서울 아파트값 전고점 87% 회복 용산 강남은 90% 넘었다
“새 아파트에 입주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쓰레기 소각장이 아파트 단지 인근에 딱 있으면 얼마나 황당하겠습니까.
또 왕숙2지구 입주예정자 중 주민 혐오시설인 쓰레기 소각장이 단지 인근에 새로 생긴다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이건 명백한 사기분양입니다.”
지난해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실시한 3시신도시 사전청약을 통해 남양주 왕숙2지구 공공분양아파트에 당첨된 김모씨는
최근 기사(중앙일보 7월 3일자 [단독] 유럽여행에 300만원 건강검진…남양주 황당 ‘세금잔치’)를 보고 단지 인근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며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가 ‘사기분양’ 얘기까지 하는 건 아파트 청약공고문과 안내 조감도 등에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설 것이란 안내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LH는 남양주 왕숙2지구 아파트에 대해 2021년 10월부터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사전청약을 받았는데, 청약공고문에는 쓰레기
소각장에 대해 “지구 동남측 현 남양주시 음식물자원화시설부지 일원에 남양주시에서 자원회수시설 및 자원순환종합단지를추진 중에 있음”이라는 문구가 전부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쓰레기 소각장을 자원회수시설과 자원순환종합단지로 표시한 것은 남양주시에서 2021년 6월 해당 시설을 ‘남양주시 자원회수시설’로
결정 고시했기 때문에 관련 규정에 따라 지자체가 고시한 대로 표시했을 뿐”이라며 “분명하게 명기했기 때문에 입주민의 혼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양주시 양정동의 한 원주민은 “자원회수시설과 자원순환종합단지를 쓰레기 소각장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누가 있겠느냐”며
“남양주시가 넓고 넓은 남양주 땅 중에 하필이면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신도시 한복판에 주민동의 절차를 ‘깜깜이’로 진행해
소각장 사업지를 확정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LH까지 입주희망자들을 기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원주민은 “남양주시에서는 2021년 5월에 소각장 최종후보지를 놓고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며 2500가구에 우편물을
보냈다는 데 마을에 이런 우편물을 받았다는 사람이 아예 없다”며 “우편물 등에 대한 정보공개를 요청해도 시는 묵묵부답”이라고 주장했다.
서강대 부동산학과(일반대학원) 이상근 교수는 “쓰레기 소각장은 주거환경과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시설물이기
때문에 분양 당시에 LH에서 이에 대해 충분히 안내해야 했다”며 “LH는 지금이라도 입주예정자들과 이에 대해 충분히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쓰레기 소각장은 남양주시 이패동 521번지 일대(2만1015㎡)에 2025년 10월 완공되고 하루 쓰레기(남양주시 생활폐기물) 처리량은 250톤이다.
소각장 반경 1㎞ 이내에 양정역, 왕숙2지구 아파트, 양정역세권 지구 아파트 등이 있거나 조성될 예정이다. 왕숙2지구는 남양주시 이패동 일대 240만㎡에 2028년까지 조성되며 아파트 등 주택 1만3878가구가 들어선다.
양정역세권지구는 남양주시 삼패동 일대 206만㎡에 2027년까지 조성되고 1만2512가구가 입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