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전경련 역사 속으로 4대그룹 품고 ‘한경협’ 새출발
55년 전경련 역사 속으로 4대그룹 품고 ‘한경협’ 새출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한국경제인협회로 명칭을 바꾸고, 류진 풍산그룹 회장(65)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선임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 사태로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은 전경련 회원사로 복귀했다.
전경련은 22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한국경제인협회로의 명칭
변경과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을 흡수통합하는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안을 의결했다.
2017년 2월 전경련을 탈퇴했지만 한경연 회원사로 남아 있던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4대
그룹의 15개 계열사는 한경연이 전경련에 흡수통합됨에 따라 회원사로 자동 재가입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증권은 전경련에 복귀하지 않았다.
한국경제인협회 명칭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정관 개정을 승인하는 다음달 중순께부터 공식 사용한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전경련의 전신으로,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 등 기업인 13명이 1961년 설립했다.
이후 1968년 전경련으로 명칭을 바꿔 지금까지 이어졌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이날 총회에서 39대 회장에 선임됐다.
2001년부터 전경련 회장단으로 활동해 온 류 회장은 미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과 미국 전략국제연구센터(CSIS) 이사를 맡는 등 글로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
류 회장은 취임사에서 “55년 전경련 역사를 뒤로하고 ‘한경협 시대’로 나아간다”며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요 7개국(G7) 대열에 당당히 올라선 대한민국이 우리의 목표여야 한다”며
“글로벌 무대의 ‘퍼스트 무버’가 되는 데 앞으로 출범할 한경협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경제인협회로 새출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 39대 회장에 선임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22일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를 끊어내겠다”고 했다.
경제단체 수장 취임사에 반성이 들어간 건 국정농단 사태로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등
4대 그룹이 회원에서 탈퇴하면서 6년여간 전경련 위상이 추락한 데 이유가 있다.
이날 4대 그룹은 전경련 회원사로 복귀했지만 정경유착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나온다면 언제든지 탈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류진호(號)의 전경련은 정경유착 우려를 해소할 혁신안을 구체화하고 이를 실천해야 하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류 회장은 취임사에서 ‘혁신’ ‘윤리’ ‘신뢰’ ‘소통’ 등의 단어를 수차례 언급했다.
그러면서 신뢰받는 중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윤리경영을 실천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경제계 전반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며 “그 첫걸음으로 윤리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준법감시 차원을 넘어 높아진 국격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엄격한 윤리 기준을 세우고 실천할 것”이라고 했다.
류 회장은 새로 만든 윤리헌장도 공개했다. 향후 한국경제인협회(사무국)와 그 구성원이 지켜야 할
윤리헌장엔 △외부 압력이나 부당한 영향을 단호히 배격하고 엄정하게 대처한다 △윤리적이고
투명한 방식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경영할 것을 약속한다 등 기존 경제단체에선 찾아보기 힘든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