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월세족도 끙끙 ;수도권 아파트 매매 가격이 ‘역대급’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월세만큼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월세는 초기 자본 여력이 부족한 학생이나 사회초년생, 20·30세대의 비중이 높다.
전세의 월세화, 전월세전환율 상승 등 월세 상승 압력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2030 월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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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기준 10월 월세 통합가격(월세·준월세·준전세 포함)지수는
전월 대비 0.05%오른 103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2019년 12월 이후 58개월째 연속 상승세다. 금융위기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매매시장, 역전세난 우려가 확산하는 전세시장과는 확연히 대비되는 흐름이다.
금리인상 기조는 월세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전세자금 대출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임차인들도 월세를 선호하고 있는 상황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10월 3.28%로 1년 전(3.14%)에 비해 0.14% 상승했다.
아파트 월세지수는 같은 시기 98.2에서 104.8로 상승했다.
부동산 정보플랫폼 직방이 최근 자사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306명을 상대로 모바일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43.0%에 달했다.
이는 2020년에 진행한 동일한 조사 때 나온 21.3%와 비교해 두 배를 웃도는 수치다.
월세 거래 비중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임대차 계약 중 월세 비중은 50%를 넘어섰다.
전체 주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1~9월 기준)은 2020년 40.4%에서 지난해 43.0%로 오르더니, 올해는 51.8%를 기록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상승과 전월세전환율 상승,
월세가격 상승이라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서민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30세대의 월세 부담은 매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부동산원의 ‘연령별 월세액 평균 금액 현황’ 자료를 보면, 20대 이하의 월세 지출액은
2020년 12월 40만원, 2021년 12월 43만원, 올해 9월 44만원으로 상승했다.
30대 월세액도 같은 기간 46만원, 51만원, 52만원으로 꾸준히 올랐다.
2030 월세족도 끙끙
전월세 신고제가 시작된 지난해 6월 이후 기승을 부리고 있는 ‘관리비 꼼수’를
고려하면, 월세 임차인의 부담은 이보다도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전월세 신고제로 인해 보증금 6000만원 이상, 월세 30만원 이상이면 집주인이 무조건 계약 내용을 신고해야 한다.
집부인들은 신고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월세를 낮추고 관리비를 올리는 상황이다.
월세가 7만원인데 관리비가 38만원이 나오는 등 기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임대차 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정부도 청년·저소득층을 위한 월세 지원책을 내놓긴 했으나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올해부터 ‘청년 월세 한시 특별지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 내년 8월까지 신청자를 모집해 2024년 12월까지 무주택 등 사업 대상 청년에게 월 20만원을 최대 12개월간 지원할 계획이다.
다만 청년 월세 지원사업의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고 한시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2024년 이후에는 폐지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