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시장 불안에 개미들 조금만 오르면 매도 1.8조 순유출
주식 시장 불안에 개미들 조금만 오르면 매도 1.8조 순유출
코스피가 최근 ‘상호관세 쇼크’ 이후 2600선에 근접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외국인을 넘어서는 강도 높은 ‘셀 코리아’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가 연속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인버스 상품에 대한 신용 투자를 증가시키고
‘곱버스’라 불리는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며 역베팅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코스피가 2200대까지 하락한 이후부터 이달 8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약 1조8023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9개월째 ‘셀 코리아’를 지속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같은 기간 약 1조89억 원 가량을 순매도하는 데 그쳤다.
국내 증시가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매수 우위로 전환했으나, 개인 투자자들은 회복 국면에서도 외국인보다 약 7934억 원을 더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들은 상승세를 보인 주요 종목들을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을 대량으로 내놓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개인들이 가장 많이 매도한 기업은 한국전력(3384억 원)이었다.
한국전력은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 방어주로 주목받으며 약 20%의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개인들은 이를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았다.
또한 방산 및 조선 섹터에서도 주요 종목들이 집중 매도 대상이 됐다.
조선 업종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2411억 원)과 HD현대미포(2313억 원)가
방산 섹터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0억 원), 한화시스템(1339억 원), LIG넥스원(1863억 원)이 각각 높은 규모로 매도됐다.
코스피 상승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시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 투자 비중을 대폭 늘렸다.
지난달 10일부터 30일까지 KODEX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는 신용융자 잔액이 무려 157억9507만 원 증가해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약 143.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에 2배로 베팅하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에도 약 3187억 원을 순매수하며 역베팅을 강화했다.
하지만 코스피의 꾸준한 상승세는 이러한 역베팅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가져왔다.
분석 결과, 지난달까지 KODEX 인버스의 평균 수익률은 -7.35%였으나, 이달 초 기준 -15.83%로 확대됐고
KODEX 200선물인버스2X 역시 수익률이 -21.01%에서 -31.35%로 급락했다.
손실 투자자 비율 또한 각각 38.2%포인트와 34.5%포인트 늘어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이 당분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키움증권의 한지영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난 2월 기록한 전고점인 2680에 근접하려면 약 100포인트 남았지만
올해 2분기까지는 이를 넘기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며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낮지만, 개별 종목 선택에 초점을 맞춘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개인들이 매도한 조선·방산주의 상승세는 지속될 여지가 있다.
한 연구원은 “조선·방산 섹터의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안 부족과 불확실성 회피 수요로 인해 상승 동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