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물류 꿈꾸는 동원 오너지분 매각 자산 유동화에 달렸다
종합물류 꿈꾸는 동원 오너지분 매각 자산 유동화에 달렸다
동원그룹이 알짜 자산인 스타키스트를 통한 자금조달 방안을 구체화하면서 23일로 예정된
HMM 본입찰에서 인수제안가를 얼마로 제출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동원그룹은 상반기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5169억원에 불과해 HMM을 인수할 자금이 충분치 않다는 시장의 평가를 받아왔다.
인수 대상인 HMM 지분 3억9879만주(57.9%)에 대한 거래가는 최소 5조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절반을 인수금융으로 확보한다고 했을 때 나머지 2조~3조원의 실탄을 마련해야 한다.
물론 낮은 부채비율과 높은 신용도 덕분에 인수금융을 통한 자금조달이 용이한 상황이다.
인수금융은 하나은행 등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주요 계열사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거나
자산을 유동화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스타키스트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진행해 자금 마련에 나선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보유 자산이 1조원에 달하는 미국 우량 자회사인 스타키스트는 지주회사 행위제한에 묶이지 않아 공동출자에 적극 활용될 ‘히든 카드’로 꼽힌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은 HMM 지분을 보유할 수 없지만 해당 요건을 적용받지 않는 스타키스트는 공동출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여전히 매각자 측이 기대하는 수준의 자금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다.
보다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 매각자 측의 시각이다.
동원그룹은 이 부분을 불식하고자 시장을 설득 중이다.
시장에서는 동원그룹이 최대주주와 동원산업, 동원산업과 자회사, 자회사와 손자회사 간 지분 고리가 튼튼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주요 종속회사인 동원F&B와 동원시스템즈에 대한 동원산업 보유 지분율도 각각 74.4%, 70.7%에 달한다.
동원로엑스와 동원건설산업, 스타키스트는 모두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자와 자사주의 동원산업 지분율은 91.14%다.
경영권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김남정 부회장 등 대주주 보유 지분을 유동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어느 정도 규모로 내놓을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대주주의 의지가 어떤 후보보다 강력하다는 점은 시장의 긍정 평가를 얻고 있다.
지난 9월 동원그룹 창립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직접 나서 “동원그룹은 바다와 함께 성장한 기업”이라며
“HMM 인수에 성공하면 내 마지막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1969년 중고 원양어선 한 척으로 시작한 동원그룹은 동원참치로 대표되는 제조업과 3차 산업인 금융업까지 두루 진출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9조263억원(연결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동원그룹은 국내 산업계에서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참치캔 1위 스타키스트, 종합물류회사 동부익스프레스, 국내 최대 포장재 기업 테크팩솔루션 등 지난 20년간 20여 건에 이르는 M&A를 추진했다.
동원그룹이 2008년 약 3억6300만달러(당시 한화 약 4151억원)에 사들인 스타키스트에 대한 M&A를 추진할 당시에도 ‘새우가 고래를 삼킨다’는 논란이 있었다.
하지만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업 방향을 가지고 인수한 뒤 착실한 통합 작업과 철저한 손익 중심 경영, 지속적 투자로 답보 상태였던 피인수기업을 턴어라운드시키는 데 성공한 사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