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판 9·11 테러 속 서학개미들 원유 레버리지 투자 어디로
이스라엘판 9·11 테러 속 서학개미들 원유 레버리지 투자 어디로
지난 주말 ‘이스라엘판 9·11테러’를 기점으로 산유국이 포진한 중동 정세가 복잡하게 꼬이자
원유와 천연가스 시세를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산유국이 아니지만 양자 갈등에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해관계가 얽혀든 탓에 ‘제5 중동 전쟁’ 가능성까지 거론된 바 있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원유나 천연가스에 레버리지 투자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 매매에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고 있다.
정세 불안을 타고 투기 수요마저 따라 붙은 탓에 단기적으로
에너지 시세가 예측 불가능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집계 보면 이달 6~9일 기준 한국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상장지수펀드(ETF)인 ‘프로셰어스 울트라숏 블룸버그 천연가스 펀드’(KOLD) 였다.
해당 종목은 천연가스 약세에 2배 레버리지 베팅하는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해당
기간 국내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을 총 1387만6128달러(약187억원) 순매수했다.
한편 순매수 6위는 한때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너구리라는 애칭이 붙었던 상장지수증권(ETN)인
‘마이크로섹터스 US빅오일 3X레버리지’(NRGU)다. 같은 기간 한국 투자자들은 유가 강세에 힘입어
미국 주요 석유기업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3배 레버리지 베팅하는 NRGU 를 440만7512달러 어치 순매수했다.
데이터는 통상 매매 체결 시점으로부터 2~3일 후에 반영된다.
이달 3일 이후 5거래일 간 KOLD 시세는 약 28% 급락했고 NRGU 는 약 0.3%하락했다.
다만 지난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후 시점인 9일 하루를
보면 NRGU는 9.17% 급등한 459.99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반영된 결과다.
같은 날 미국 서부텍사스유(WTI) 시세에 2배 레버리지 베팅하는 울트라 블룸버그 크루드오일(UCO) 시세는 7% 넘게 올라섰다.
투자자들은 단기 원유 시세 전망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상품시장에서는 이번 이스라엘판 9·11 사태가
중동 화약고가 될 가능성을 경계하면서도 유가가 폭등할 만한 수준인 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을 내고 있다.
우선 런던에 본사를 둔 상품시장 분석 업체인 레드번 측은 9일 보고서를 통해 유가 향방과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레드번은 “난방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을 앞두고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비회원
주요 산유국)이 감산 기조인 점을 고려할 때 올해 4분기 전세계적으로 원유가 하루 180만배럴
부족할 것”이라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를 생산하지 않지만,
이번 사건으로 미국이 중재해 온 이스라엘-사우디 화해 가능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계 투자은행은 소시에테제네랄도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 유가가 단기에 1배럴 당 5~10달러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은 사우디와 한·미 혹은 미·일 수준의 상호방위조약 체결을 논의해왔으며
그 조건으로 사우디와 이스라엘 간 관계 정상화를 내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