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좀 올라야 해 인공호흡기 달았더니

행동주의펀드의 압박을 받고 있는 삼성물산은 28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강경한 ‘밸류업 정책’ 기조가 더해지면서 주가가 6% 가까이 뛰었다.

특히 이날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삼성물산과 갈등을 겪고있는 행동주의펀드의 주주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시티오브런던, 안다자산운용, 화이트박스를 비롯한 행동주의펀드 연합이 제안한 보통주 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의 배당안과 자사주 소각 대신 올해 5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장내매입에 대해 고객사들에 찬성투표를 권고했다.

삼성물산 측은 “(행동주의 펀드 측이 요구한) 주주환원 규모는 1조2364억 원으로 경영상 부담이 된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양측은 다음달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해당 안건을 상정해 표 대결에 나선다.

이날 밸류업 관련주 중 대장주로 꼽히는 현대차도 전날보다 3.98% 상승한 24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이날 나흘만에 상승으로 돌아서 4.53% 올랐다.

지주사 중에는 대규모 자사주소각 계획을 밝혔던 삼성물산이 5.63%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밖에도 롯데지주(4.76%), SK(4.37%), GS(4.37%), HD현대(3.81%), POSCO홀딩스(2.46%), LG(1.39%)를 비롯한 주요 지주사가 줄줄이 강세를 보였다.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인 금융주 중에서도 반등하는 종목들이 속속 나왔다.

DB손해보험(4.13%), 한화생명(2.31%)을 비롯한 보험주 상승이 도드라졌고 미래에셋증권도 4.04% 올랐다.

자동차·지주사·금융주는 올 1월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려는 취지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연초 증시 주도주로 자리잡았다.

실적이 안정적이고 주주환원율이 높으면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는 종목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종은 대부분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던 중 지난 26일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방안이 기대에 못미치자 하락세로 돌아선 바 있다.

하지만 28일 이복현 금감원장이 상장사 퇴출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언급하자 사흘만에 부활한 모양새다.

세부방안에서 부족하다고 지적된 강제성이 충족될 거라는 기대감이 살아난 것이다.

추가적인 정책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어 밸류업 프로그램이 일시적 이벤트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월 밸류업 정책 가이드라인 발표, 9월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을 비롯한 추가적인 이벤트도 예고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