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꼴도 보기 싫다 1조5천억원 매도 폭탄 던진 이유
외국인 꼴도 보기 싫다 1조5천억원 매도 폭탄 던진 이유
한국증시가 코로나 팬데믹 때보다 더 큰 충격을 받으며 기록적으로 무너져내렸다.
외국인이 쏟아낸 대규모 매도 물량 여파가 컸다.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발생한 수급 악재가 다시 투매를 낳는 악순환으로 증시를 끌어내린 형국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반대매매 물량까지 쏟아져 주가하락 폭을 키웠다.
5일 연중 최저점을 기록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는 서킷브레이커(CB)와 매도 사이드카가 나란히 발동됐다.
한국의 공포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 치솟은 45.86을 기록했다.
VKOSPI는 코스피200 주식옵션을 기준으로 미래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대체로 코스피의 하락 변동성이 커질 때 추락할 때 대체로 급등하기 때문에 ‘한국판 공포지수’로 꼽힌다.
한국 증시의 대표 종목들도 줄줄이 10% 수준으로 폭락했다.
최근 대두한 ‘AI(인공지능) 거품론’이 직격한 삼성전자(-10.3%)와 SK하이닉스(-9.87%)는 연초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하루 시총이 50조원 가까이 날아갔다. SK하이닉스도 15만원대로 미끄러지면서 시총이 10조원 넘게 증발했다.
정부의 주가 부양책을 바탕으로 외국인의 수급이 몰렸던 현대차(-8.2%)와 기아(-10.08%)도 올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외국인의 선호 종목이었던 KB금융 역시 7.69% 하락했으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한 POSCO홀딩스는 주가가 11.78% 내렸다.
지난주 금요일에 조정을 받은 국내 증시에 또다시 ‘블랙먼데이’가 닥친 주요 원인은 외국인 매도공세로 불거진 연쇄 투매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발 경기침체 공포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커진 가운데, 엔화 강세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리스크까지 겹치며 대규모 매도 물량이 나왔다는 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저금리인 일본에서 빌린 돈으로 고금리인 미국 등 해외자산에 재투자하는 것이다.
엔화가치가 오르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미국 주식 등을 청산하려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날 외국인투자자는 6조원이 넘는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1조5000억원이상 순매도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과 미국 경기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투매가 투매를 낳는 수급 악재가 급락을 부추겼다”며
“8월 말까지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형 이벤트가 부재하기에 ‘공백의 두려움’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은 장 초반 외국인을 중심으로 나온 매도 물량이 대량의 반대매매를 발생시킨 것으로 보인다.
오전까지 외국인투자자가 매도 우위를 보이면서 코스닥 지수가 8% 가까이 내리자
8조5000억원이 넘는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 융자 잔고에서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결국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매수 우위로 거래를 마쳤지만 코스닥은 추락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증시의 추락이 과도했던만큼 이번 주 안으로 반등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견조한 가운데 증시가 고용지표에 과도하게 민감하게 반응한 상황”이라며
“이르면 이번 주 말에는 리바운딩(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