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상 최고치 증시 비결은 혜택 확 늘린 일본 정부
연일 사상 최고치 증시 비결은 혜택 확 늘린 일본 정부
올해 일본 증시가 역대급 불장을 보여준 배경에는 ‘일본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이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과 달리 별도의 비과세 한도를 두지 않고, 납입한도만큼 납입한 금액에서 나오는 투자수익은 모두 비과세하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기시다 내각은 한국 밸류업 정책의 원조인 ‘자산운용 입국(立國) 정책’을 추진하면서 올해부터 납입한도 자체를
확 늘린 신(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를 도입했다. 개인투자자금이 증시로 더 몰리면서 일본증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31일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3월말 기준으로 NISA 가입자수는 2300만명, 투자금액은 39조엔(약 342조원)으로 추산된다.
반면 한국 ISA 가입자수는 518만2287명, 투자금액은 신탁·일임·투자중개형을 모두 합쳐 26조706억원에 그쳤다.
일본 NISA 가입자수가 한국 ISA의 4.4배, 투자금액은 무려 13배에 달한다.
성인 인구(일본은 1억명, 한국은 4300만명)의 차이를 고려해도 양국간 투자규모는 지나치게 벌어져 있는 상태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일본이 비과세혜택을 확 늘리면서 새롭게 시작한 ‘일본판 ISA’인 신(新) 소액투자비과세제도(NISA)가
개인투자자들의 일본 증시 유입을 이끌었다”며 “올해 닛케이225 지수가 과거 버블경제 당시 최고치를 갱신하는 역대급 불장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정부가 한국 증시부양을 위한 핵심요소로 강조하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부족한 세제혜택으로
일본에 비해 투자금액이 한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ISA가 국민들 자산을 늘리고 증시에 유의미한 자금을 공급하는 마중물 역할을 제대로
해내려면 지금 정부가 추진 중인 개선안을 뛰어넘어 일본 수준의 파격적인 혜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정부도 이런 점을 인식하고 기존보다 납입한도와 비과세한도 등을 늘리는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일본에 비해서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일본 내 19세 이상 국민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NISA는 일본 및 해외주식, 펀드, 투자신탁에 투자해 얻은
투자이득에 대해 비과세혜택을 제공한다. 일본의 경우 주식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얻은 매각 차익이나
배당금에 대해 약 20%의 세금을 물리는데, NISA 투자로 거둔 이득일 경우에는 세금을 받지 않는 것이다.
별도의 비과세 한도를 두지 않고 납입한도만큼 납입한 금액에서 나오는 투자수익은 모두 비과세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일본 신NISA는 기존에 120만엔이던 연간 납입한도는 3배인 360만엔, 총 투자한도 역시 600만엔에서 1800만엔으로 확대됐다.
최대 20년이던 비과세 적용 기간도 아예 평생으로 늘렸다.
매년 360만엔씩 5년간 납입해 총 1800만엔을 채우면 이 돈을 굴려 얻은 투자수익이 얼마가 되든지 간에 평생 세금을 한 푼도 물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한국 ISA 역시 주식을 비롯한 투자상품을 담을 수 있고 여기서 나온 이득에 대해서 세제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은 NISA와 동일하다.
다만 가입기간 발생한 손익을 통산한 후 나온 순이익에 대해 200만원(서민·농어민 400만원)까지만 비과세한다는 점이 NISA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현재 정부는 ISA 납부한도를 기존 연간 2000만원(총 1억원)에서 4000만원(총 2억원)으로 늘리고
비과세 한도는 연간 200만원(서민·농어민 400만원)에서 500만원(서민·농어민 1000만원)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내주식이나 국내주식형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형 ISA’를 신설하고 여기에는 일반 ISA의 2배인 1000만원까지 비과세 한도를 적용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ISA를 굴려 얻은 투자수익이 비과세 한도를 넘으면 세금을 물어야 하는 것은 기존과 같다.
그나마도 이 내용이 반영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1대 국회 폐원으로 함께 폐기되면서 22대 국회때 새로 법안이 발의되는 것을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