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매수 매도 크게 엇박자냈다 뭘 사고 뭘 팔았길래
서학개미 매수 매도 크게 엇박자냈다 뭘 사고 뭘 팔았길래
올해 들어 전 세계적으로 증시가 크게 상승했지만 개인 투자자의 투자 성적표가 지난해에 비해 훨씬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와 해외 주식에서 모두 수익률이 대폭 떨어졌다.
11일 매일경제신문이 의뢰해 NH투자증권이 자사 개인 고객 계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주식 수익률은 -2.35%로 이 기간 코스피 수익률인 -0.49%에 비해 더 낮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개인 고객의 수익률이 7.95%로 당시 코스피 상승률(7.89%)을 소폭 웃돌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분석은 해당 기간에 평잔 10만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 계좌 현황을 집계한 것으로 랩계좌와 대주주 및 지분성 추정 계좌는 제외했다.
지난해는 273만좌, 올해는 305만좌가 대상이다. 수익률은 해당 기간에 보유하거나 매수·매도한 주식을 모두 포함해 집계했다.
올해 NH투자증권의 개인 고객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국내 주식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규모는 1514억원이었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5% 하락했다. 반대로 지난해에는 국내 주식 중 순매도 1위 종목이 삼성전자였다. 당시 삼성전자는 9.58% 상승했다.
올 1~2월 삼성전자에 이어 네이버, 삼성SDI, 두산로보틱스도 차례로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지만 모두 하락폭은 삼성전자보다 컸다.
두산로보틱스는 이 기간 무려 42% 하락했고 네이버(-13%), 삼성SDI(-20%)도 대폭 떨어졌다.
개인 고객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를 대거 순매도하며 수익률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기간 현대차를 2992억원, 기아를 714억원 순매도했고 두 종목은 각각 23%, 24.5% 올랐다.
투자 수익이 부진했던 건 해외 투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1~2월 개인은 해외 주식으로 무려 18.95%의 수익을 냈지만 올해 같은 기간 수익률은 1.73%에 그쳤다. 올해 들어 2월까지 S&P500 지수는 6.83% 상승했다.
해외서 수익률이 낮았던 이유는 테슬라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테슬라를 1217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 테슬라 주가는 1월 25%가량 하락했다가 2월 들어 7.8% 반등하는 데 그쳤다.
엔비디아 순매수 규모는 404억원으로 순매수 2위 종목이었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가 이 기간 60% 오른 것에 비해 투자 수익률이 높지 않은 것을 고려했을 때 이미 엔비디아가 상승세를 탄 이후에 매수에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난해에는 개인 고객은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당시에도 엔비디아는 59% 상승해 차익 실현의 기회가 됐다.
고객 특성 별로 살펴보면 올해 1~2월에는 국내 주식 시장에서 연령별로는 60세 이상(-2.15%), 성별로는 남성(-2.14%)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자산구간별로는 10억원 이상의 자산가의 수익률이 -1.45%에 그치며 가장 양호한 수익률을 보였다.
이는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20대(8.47%), 여성(8.15%)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당시에는 자산 규모가 작을 수록 수익률이 높아 500만원 이상 2000만원 미만의 구간의 수익률이 8.25%로 1위를 차지했다.
해외 주식 투자에서는 올해 여성의 수익률이 2.06%로 남성(1.44%)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9세 미만(2.36%), 자산구간별로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10억원 이상(3.7%)의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