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은 됐고 미장 갈게요 개미들 미국증시 쓸어담았다
밸류업은 됐고 미장 갈게요 개미들 미국증시 쓸어담았다
올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 규모가 130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시장이 활황이지만,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종목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를 앞두고 국내 은행과 보험 등 저(低) PBR(주가순자산비율)주를 중심으로 오름세가 나타났지만
ETF 시장에서 개인들은 밸류업 테마 보다는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빅테크 주도의 미장을 선택한 것이다.
10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8일까지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 1~10위 중 미국 투자 종목은 7개나 포함됐다.
TIGER 미국S&P500은 이 기간 2089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으며 관련 종목 중 최대 개인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 종목이 추종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난 7일(현지시간) 전장보다 52.60포인트(1.03%)
오른 5157.36에 마감하며 또다시 종가 기준 신고가를 기록, 역대 최고 수준의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1711억원),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1091억원), TIGER 미국나스닥100(1045억원)과
TIGER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920억원) 등 올해 들어 우상향하는 미국 증시 수혜를 누릴 수 있는 다른 종목들에도 개인들의 자금이 집중됐다.
오는 6월 경으로 예상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발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차익실현이 기대되는
미국장기채에 투자하는 TIGER 미국채30년스트립액티브(합성H)에도 737억원이 모였다.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에서 미국 투자 상품을 제외한 남은 3개는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등 모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를 추종하며 채권에 투자하는 ‘파킹형’ ETF였다.
개인들의 미국 ETF 투자 열풍은 지난해에도 비슷했다. 다만, 작년에는 2차전지 붐 영향에 에코프로 등 국내 관련주를 담은
TIGER 2차전지소재Fn이 개인 순매수 톱(TOP) 1위를 차지하는 등 10위권에 2차전지 투자 ETF가 2개 포함됐었다. 하지만 이후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올해는 매수세가 꺾였다.
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들의 ETF 순매수 상위 1~10위 목록에는 코스피 상승에 베팅하는 ETF가 4개나 포함됐다.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 200에 544억원이 몰렸고, 이 지수 상승률을 2배로 따라가는 레버리지 상품에도 685억원이 투입됐다.
이밖에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레버리지(합성), KODEX 미국메타버스나스닥액티브 등 미국 성장주에 투자하는 ETF 4개도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향후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의 세부내용이 확정되고 시장이 기대했던 참여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확실한 인센티브가
공개돼 정책이 실제 주가 부양을 이끈다는 확신이 있어야 ETF시장에서도 개미들이 국내 투자 상품에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