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여행비 아껴야 겨우 한 주 산다
동남아 여행비 아껴야 겨우 한 주 산다
한국 전기차 방산기업은 성장 확신 미국 최고은행 이끌 이 남자
부킹닷컴 호텔스컴바인 아고다 프라이스라인···.
여행을 위해 이런 사이트에 한번이라도 접속했다면 미국 여행 예약플랫폼 부킹홀딩스(티커명 BKNG)의 레이더망에 걸려든 것이다.
전세계 여행족들은 이들 사이트에 들어가 그동안 모아뒀던 돈을 아낌없이 지출해왔다.
지난 3분기 매출은 11조원에 달해 월스트리트 예상치를 5% 상회했다.
온라인 여행 트렌드를 이끌며 ‘힘숨찐’(강한 힘을 갖고 있지만 숨기고 있는 것)의 면모를 과시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선 주가가 100만원만 넘어도 ‘황제주’라면서 주식분할 압박을 받는다.
24일 기준 부킹홀딩스의 주가는 5177.15달러다. 우리 돈으로 720만원을 훌쩍 넘는다.
투자자 입장에선 동남아시아 여행 1회 비용을 아껴 이 주식 한 주를 사야 한다.
지난 1999년 나스닥에 상장된 이 회사는 시장 데뷔이후 한번도 주가를 낮게 쪼개는 주식분할을 한 적이 없다.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주식분할 예상 기업으로 이 회사를 꼽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글렌 D 포겔 부킹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여행객에게 최고의 여행 경험을 주는 것이 제일의 목표”라면서
“(주식분할은) 절대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선순위가 아닐 뿐”이라고 밝혔다.
여행을 준비하려면 예약 사이트부터 들어가는 디지털 여행 트렌드에 따라 부킹홀딩스는 성장했다.
코로나 시기의 어려움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해 여행객의 특성에 맞는 ‘AI 플래너’ 개발과 장착으로 극복했다.
나홀로 사는 가구가 늘어나는 경향은 그대로 여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초개인화’ 트렌드에 가장 잘 적응한 곳이 바로 부킹닷컴이다. 부킹홀딩스는 이런 플랫폼들의 모회사다.
AI를 통해 부킹닷컴은 여행객의 취향과 관심사, 여행 형태 등을 입력하면 이에 따른 적합한 상품을 추천해준다.
또 여행 상황에 맞는 여행지 추천과 이동 동선 안내, 관광지 인근 주요 명소, 맛집 등을 소개해줘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여행 트렌드 변화라면 미국과 중국내 여행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행수요 감소를 아시아와 유럽 여행이 메꾸고도 남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최근 부킹홀딩스 3분기 실적에서 드러난다.
분기 매출은 약 80억 달러로, 1년전 보다 9% 증가했다.
주당순익(EPS)의 경우 1년새 7% 증가한 83.89달러를 기록했다. 매출과 거의 그대로 이어지는 판매 객실 수 역시 1년새 8% 늘어난 2억9900만개다.
판매 항공권 수는 1300만장이었는데 1년새 39%나 증가하며 국가간 여행 수요가 뜨겁다는 것을 보여줬다.
포겔 CEO는 “유럽 시장의 강력한 성장이 실적 상승의 주된 이유”라며 “비용 효율화도 꾸준히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주가는 올 들어 24일까지 48.7%나 올랐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대에서 움직였는데
야후파이낸스 기준으로 24.69배에 달한다. 이런 고평가를 받는 이유는 실적을 좀더 깊게 들어가봐야 한다.
잉여현금흐름 1년새 2배 늘었지만 유럽 규제 암초
최근 월가에선 단순히 매출이나 순이익 보다 잉여현금흐름(FCF)에 집중한다.
CEO의 거창한 목표가 코로나 등 돌발 환경 변화에 따라 꺾이는 것이 흔해지면서 이 회사가 당장 돈을 버는 지가 매우 중요해졌다.
FCF는 영업활동현금흐름(OCF)에서 회사가 필요한 설비투자(CAPEX)를 뺀 값으로, 해당 분기에 갖고 있는 ‘현금 다발’을 뜻한다.
부킹홀딩스의 지난 분기 FCF는 22억9600만달러다.
1년전 13억100만달러 보다 1.8배 급증해 월가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