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꾸라진 황후의 주식 K뷰티 활황 등에 업고 부활할까
고꾸라진 황후의 주식 K뷰티 활황 등에 업고 부활할까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국내 화장품들입니다.
기초부터 색조, 클렌징, 마스크팩까지 국내 화장품들은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외국인들에게 K컬쳐 성지라고 불리는 명동 올리브영도 한국 화장품을 사려는 외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조선미녀’의 맑은쌀 선크림을 가득 카트에 담고, ‘메디힐’ 티트리 에센셜 마스크팩 10매 묶음을 결제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피부에 따끔따끔 자극을 줘 다른 제품들의 성분 흡수에 도움을 주는 ‘브이티’의 리들샷 시리즈도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같은 분위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선 ‘K컬쳐의 물결을 타고 제2차 K뷰티 부흥기가 도래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브이티, 코스맥스, 코스메카코리아, 씨앤씨인터내셔널 등 국내 인디 브랜드 및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업자개발생산) 업체들의 주가 지난해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여주며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하지만 K뷰티 활황에 탑승하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제1차 K뷰티 부흥기를 이끌었던 LG생활건강입니다.
LG생활건강은 중국 화장품 대장주로 군림하면서 ‘황후의 주식’이란 별칭까지 얻었던 과거가 있습니다.
기록적인 성장세에 실적과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 최고 178만원 선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주가가 수직 하락해 지금은 주가가 33만원 선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역대 최고점 대비 약 80% 하락한 셈이죠.
하지만 2005년 차석용 대표가 LG생활건강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됩니다.
미국 뉴욕주립대, 코넬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P&G에서 첫 발을 내딛은 그는 해태제과를 1년여만에 기사회생시키고 LG생활건강으로 스카웃됩니다.
이후 LG생활건강을 공룡 기업으로 키워 부회장 자리까지 올라갔습니다.
그가 집중했던 건 제일 먼저 업의 본질에 따른 포트폴리오 전략이었습니다.
LG생활건강은 화장품뿐 아니라 음료수, 바디워시 등의 생활 필수품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수익성이 좋지 않았죠.
차 전 부회장은 LG생활건강이 생활 소비재 생산에 강점이 있다는 걸 발빠르게 눈치채고 유통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생활용품 및 음료 부문의 매출이 비약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아울러 매년 적자를 내던 코카콜라를 사들였는데 1년 만에 흑자전환시키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두발 자전거보다 세발 자전거가 안전하다”는 차 전 부회장의 판단에 따라 LG생활건강은 음료, 생활용품, 화장품 사업부문을 단단하게 구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화장품 부문에선 공격적인 중국 진출과 활발한 M&A(인수합병) 전략으로 승부를 봤습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인 ‘더 히스토리 오브 후’를 일찍부터 중국 화장품 시장에 진출시켰습니다.
중국 VIP 고객들을 초청해 한방 화장품에 궁중(宮中) 이미지를 접목시켜 마케팅을 진행했습니다.
중국 부유층들 사이에선 더 히스토리 오브 후가 명품처럼 여겨졌고 다이공(대리 구매상)들이 이 브랜드 제품을 다량으로 사갔습니다.
2010년대 중반 사드(THAAD) 배치로 중국에서 한한령이 나오자 국내 모든 화장품, 의류 브랜드사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하지만 그간 인기몰이를 했던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덕분에 LG생활건강은 상대적으로 선방할 수 있었습니다.
2020년 LG생활건강의 뷰티사업부 매출은 직전해 대비 6.1% 감소했지만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부문의 매출은 같은 기간 1% 늘며 2조6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