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 냄새만 풍겨도 상승 6배 오른 종목도
의료 인공지능 냄새만 풍겨도 상승 6배 오른 종목도
박스권 장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의료 인공지능(AI) 관련주들의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AI, 로봇, 바이오 같은 테마성 재료들의 교집합인 의료AI주들에 수급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엔 신약개발이 바이오기업들의 주된 주가 모멘텀이었다면 이제 개발기간이 길고 불확실성이 큰
신약보다는 당장 의료현장에서 활용가능한 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의료AI가 바이오 투자의 대안으로 떠오른 셈이다.
의료 AI로 관심받는 기업들은 단시간 내 빠른 속도의 주가 상승을 보이고 있다.
11일 코스닥시장에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 기업인 드림씨아이에스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상승제한폭(30%)까지 오른 2만2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드림씨아이에스가 의료용 AI 진단 솔루션 기업과 함께 임상시험 결과를 예측하는 분석
솔루션 개발을 준비 중이라는 하나증권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장초반 주가가 급등했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드림씨아이에스가 개발 준비 중인 솔루션은 임상 관련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임상 전 단계에서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서비스”라며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의 가장 문제인 연구개발
비용을 줄이고 개발 일정을 단축시킬 수 있어
기존 임상 시험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AI진단 기업들은 올초 생성형 AI의 적용 영역에 대한 관심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의료 AI 산업은 전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이 주도했는데 2022년 금리 인상과 비상장 투자유치과정의 밸류에이션 부담 때문에
기업상장(IPO)이 막히자 한국 의료 AI 기업들의 희소성이 부각됐다.
글로벌 의료AI 스타트업들이 상장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면서 한국시장에 상장된 루닛, 뷰로, 딥노이드, 제이엘케이 외엔 대안을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루닛이나 뷰로 등의 대표적인 의료 AI업체들은 의료 영상 분석을 통한 임상의사결정에 보조 솔루션을 제공해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졌다.
의료AI 기업들은 특히 2차전지와 반도체 대장주들의 주가가 답보하기 시작한 9월 이후 본격적인 상승세를 탔다.
루닛은 이달 1일 16만7300원이던 주가가 11일 2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쳐 전거래일 대비 3% 상승, 시총으로는 코스닥 11위까지 올라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루닛을 총 1810억원 순매수했는데 이는 코스닥 순매수 3위다.
영상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뷰노는 이달 1일 5만2500원이던 주가가 11일 종가 6만400원으로 14% 상승했다.
연초 주가 1만원선에서 올해만 6배 가까이 뛴 셈이다. 뇌졸증 관련 AI진단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이엘케이도 연초 대비 주가가 4.3배 오른 상태다.
다만 대부분의 의료AI 기업들이 아직 본격적인 매출이 일어나기 전이라 적자 상태를 지속하고 있어서 향후 자본잠식 문제가 있고
신산업 진출을 위한 자금조달 차원의 유상증자 등의 이슈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