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매수가 밑도는 고려아연 주가 미소 짓는 MBK
공개매수가 밑도는 고려아연 주가 미소 짓는 MBK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26일 고려아연 공개매수 가격을 전격 인상했음에도, 이전과 달리 발표 당일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아래를 밑돌았다.
시장에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짧은 시간 내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과 고려아연측은 이날 MBK파트너스와 영풍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대항 공개매수 등 반격 카드를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1.28% 오른 71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가진 영풍정밀 주가는 9.67% 오른 2만49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MBK와 영풍이 상향 조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밑돌았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아래로 형성될 경우 공개매수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이날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투자자들에게 이전 할증 가격에 추가로 13.6%라는 프리미엄을 더 제시했다.
공개매수 예정 수량은 동일하게 최소 144만5036주(약 7%)에서 최대 302만4881주(약 14.6%)다.
MBK는 이와 함께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서 공개매수가 시작된 지난 13일 고려아연, 영풍정밀 두 종목 모두 공개매수가를 넘어선 것과 달리
아래로 주가가 형성된 것은 최 회장 측의 반격에 대한 신중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의 반격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가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향으로 몰릴 수 있다.
섣불리 높은 가격에 매수할 경우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 청약 주식 수가 최소 매수예정수량 미만일 경우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
최대 매수예정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예정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할 예정이다.
MBK는 기타 주주 구성원 대부분이 기관투자자인 만큼, 확실하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이번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의 경우 인상된 공개매수 가격 75만원이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2000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다.
MBK는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 매수거래의 60% 이상이 개인이었을 정도로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최초 공개매수가 이상에서 매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MBK가 막판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통해 최 회장에게 반격할 시간을 최소화하며 자금 조달 부담을 더해 강한 압박을 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은 공개매수 거래일 연장 없이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마지막 날이다.
휴일 등을 제외하면 공개매수 종료는 사실상 10월 4일까지 5영업일만 남은 상황이다.
아무리 늦어도 내달 2일에는 MBK와 영풍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최 회장은 국내외 기관들과 대항 공개매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재계 인맥을 총동원해 돌파구를 찾아왔다.
특히 우호세력으로 분류되는 한화그룹이 실제 어떤 지원책을 들고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IB 업계에서는 최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차원의 지원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화 계열사가 직접 나서는 것은 배임 문제 등이 야기될 수 있기 때문에 김 부회장이 개인 차원에서 지원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김 부회장이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투자하도록 돕는 방법을 검토하는 방안을 포함해 다양한 지원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 지원 방안과 관련해) 검토하는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의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공개매수 가격 상향에 앞서 25일 MBK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으로부터 3000억원을 대여한 점을 문제 삼았다.